마력이 높으면 빠를 것 같다. 근데 실제로 달려보면 꼭 그렇지 않다. BMW M 라인업 전체를 한 트랙에 모아놓고 빗속에서 400m 가속 대결을 펼쳤다. M2부터 XM까지, 결과가 예상과 꽤 다르게 나왔다.

빗길에서 후륜이 얼마나 불리한지 확인됐다
라인업 중 유일한 후륜 구동 차량이 M2다. 트랙이 젖어 있는 상태에서 출발하자마자 타이어가 헛돌았다. 사륜 구동 모델들이랑 기록 차이가 확실하게 벌어졌다. 빗길에서 구동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것 하나만으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 맑은 날이었으면 결과가 달랐겠지만 현실 주행 조건이 이렇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다.
M5와 XM의 하이브리드, 출발은 강한데 무게가 문제다
신형 M5랑 XM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출발 직후 토크가 폭발적으로 나오는 게 장점이다. 근데 공차 중량이 2.4톤에서 2.7톤이다. 고속 구간에서 가속이 이어지지 않고 제동 거리도 가벼운 모델들보다 길게 나왔다. 마력수가 더 높아도 무게가 결국 발목을 잡는다. 초기 가속은 하이브리드가 유리하지만 전체 레이스로 보면 가벼운 차가 유리한 구조다.

컨버터블 지붕 열고 달린 이유가 있다
비가 오는 날인데 M4 컨버터블은 지붕을 열고 달렸다. 예능적인 연출처럼 보이지만 의도가 있었다. 오픈 톱 상태에서 생기는 와류와 공기 저항이 실제 기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려 한 거다. 체감할 수 있는 차이가 나왔다. 같은 차라도 지붕 열고 닫고에 따라 고속 성능이 달라진다는 게 데이터로 확인됐다.
1위가 V8이 아닌 M3 투어링인 이유
최종 결과에서 M3 투어링이 11.4초로 1위를 차지했다. V8 엔진이 들어간 M8보다 빠르다. 이유는 단순하다. M8보다 가볍고 무게 배분이 더 정교하다. 마력이 덜해도 무게 이점이 고속 구간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M 라인업 중에서 가장 완성도 높다는 평가가 왜 나오는지 이 결과 하나로 설명이 된다. 왜건이라고 무시하기엔 성능이 너무 좋다.
같은 브랜드인데 이렇게 다르다
SUV, 왜건, 세단, 쿠페, 컨버터블이 같은 트랙에서 달렸는데 가속 질감이랑 배기 사운드가 전부 다르다. M2는 날카롭고 XM은 묵직하다. M3 투어링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가장 균형 잡힌 포지션을 찾아냈다. 런치 컨트롤 반응 지연이나 타이어 마모 상태 같은 변수가 결과에 영향을 줬을 수 있어서 이 기록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했다는 점에서 참고할 만한 데이터인 건 맞다.